<진주오광대의 오문둥놀음>을 쓰신 김수업 교수님께 들은 이야기이다.
L’evi Strauss, <The Structural Study of Myth>, Myth : A Symposium pp.81-106
“신화학에 있어서 대지로부터 태어난 인간의 보편적 특징으로 그들이 깊은 곳에서 처음 출연하게 되는 순간에는 그들은 걷지 못하거나 또는 비틀거리며 서투르게 걷는다.
이 점은 푸에블로족의 신화에 등장하는 토속적인 존재들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출현을 인도하는 존재인 마사우위와 슈마이콜리는 모두 절름발이다. 즉 피를 흘리고 있는 발,, 욱씬욱씬거리며 아픈 발을 가지고 있다. 콰키우튼족의 코스키모에게도 그가 토속의 피를 치아키슈에게 잡혀 먹히고 난 뒤에 똑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즉 그가 대지의 표면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절뚝거리며 걷거나 또는 옆으로 뒤뚱거리며 걷게 된다.”
지신은 우리에게 지신밣기라는 민속놀이로 남아있다. 그리고 탈춤놀이, 허수아비, 처용춤에서 지신의 남아있는 형태를 볼 수 있다. 이는 이것들이 굿놀음으로 부터 왔음을 알 수 있다.
“진주 오광대의 오문둥놀음은 땅서낭들이 질병서낭을 쫒아내는 굿놀음에서 자란 자취를 아직도 지니고 있다. 이 굿놀음의 뿌리로는 세속에 나와서 글자로 적힌 신라의 처용놀음과 굿 안에 남아서 놀음으로 내려오는 동해안의 처낭굿을 꼽을 수 있겠다. 그것을 땅서낭의 놀음인 줄 모르고 문둥이 놀음으로 알게 된 것은 아주 가까운 요즘의 일이고, 십구 세기까지만 해도 곱사놀음이나 병신놀음으로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옛날로 올라갈수록 곱사나 병신의 모습으로 춤추는 놀이꾼들을 땅서낭이 나타난 것으로 알고 굿판의 사람들이 신앙심을 가지고 모두 함께 어울려 즐겼을 것으로 보인다.”
지신은 땅의 신으로 하늘의 천신, 땅의 지신, 바다의 신, 산의 신이 있는데 천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땅에서 올라오는 지신으로 싸잡히는 것이다.
“우리 겨레가 믿었던 서낭은 아주 여러 가지로 나타나서 다신 숭배라고들 하지만 그것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하늘서낭과 땅서낭으로 크게 갈래진다. 그리고 뫼서낭이니 물서낭이니 하는 것은 모두 땅서낭에 싸잡히는 것이다. ”